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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책

[책리뷰] 어느 자폐인 이야기 - 템플 그랜딘

by 달콤말 201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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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번역된 오래된 책. 요즘은 TED 에서 그녀를 바로 만날 수 있지만, 책이 더욱 생생하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머릿말을 거의 다 타이핑 하고 있었다... 


자폐증은 발달 장애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정 정보를 통과시키는 과정에 장애가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어떤 자극에는 과잉 반응을 하고, 또 다른 자극에는 과소 반응을 보인다.

자폐 아동은 돌격해 오는 자극들을 막기 위해 주위에 있는 사람이나 환경으로부터 움츠러든다. 주위의 세계를 탐구하러 나가지 않고 대신 자신의 내적 세계에 머문다. 

다른 자폐 아동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어렸을 때 냄새, 움직임, 소리들에 과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자폐 아동의 특징인 한 가지 활동을 시작하면 멈추게 할 수 없는 고착적 행동을 곧잘 보였고, 그것이 주위 어른들을 무척 난처하게 했다. 

무엇이 자폐를 일으키는가? 정밀 뇌파 검사를 통한 여러 연구 보고에 의하면 상당수 자폐인들은 신경계 발달에 이상이 있고, 뇌의 어떤 부분이 과잉 반응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자폐증의 종류에 상관없이 그 증후들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이 증후들은 태어나서 몇 달 후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자폐아는 다른 아이들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청각 장애처럼 행동하지만 소리에 반응을 보이므로 청각 장애아는 아니다. 다른 감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 일정하지 않다. 정원에서 가져온 장미 향기가 그 아동을 무척 화나게 하거나 자기 세계 속으로 몰입시킬 수 있따. 또 다른 증후들로 상대방과 접촉을 피하거나, 의미있는 언어 표현이 없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울화통을 터뜨리거나, 큰 소리나 특이한 소리에 예민하거나, 사람과 감정적 유대감이 부족하다. 

치료방법은 무엇인가? 감각적 자극, 행동 교정, 교육, 약물, 식이요법, 영양 보조 등.. 각 치료방법마다 약간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 때로는 여러 가지를 함께 사용해야 할 필요도 있다. 어떤 자폐인들은 이 방법에, 다른 자폐인들은 다른 방법에 반응을 보인다. 

자폐 아동들도 '일반 아동'들처럼 그들의 기술이나 지능, 우호성, 사회적 예의성이 각각 다르다. 1950년에 자폐인이란 진단을 받는 나는 이제야 겨우 그 암흑 속에서 나의 길을 찾았다. 


자폐인도 자란다. 자라면 예전에 문제가 되었던 특징들도 어느새 소거된다. 성장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폐인도 어느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분야는 매우 느리게 성장하기도 한다. 자폐인이 자신이 강점인 어떤 분야를 만나면, 천재적인 능력이 발휘될 수도 있다. 그 사람의 강점이 빛을 발하는 분야를 찾아주는 것, 함께 찾아 나서 주는것, 그것이 바로 부모가 할 일이 아닐까? 


모든 아이들처럼 자폐 아이들도 각각 다르다.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것을 찾거나 그가 상상하는 바를 포착해야 한다. 아이의 특이한 (문제가 되는) 행동을 목격한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보아야 한다. 행동의 원인을 찾은 다음에는 거기에 대한 방법을 다른 곳에서 찾도록 방향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내가 만든 압박기가 자폐 아동들이 촉각 방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계를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접근이나 접촉을 받아들이고, 또 상대방의 사랑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만약 자폐 아동이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면 타인을 돕는 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압박기, 압력 자극기 등이 감각 통합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그것은 과잉 반응하는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과잉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  

조심스럽게 관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 반응 뿐아니라, 싫어하거나 괴로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관찰해야 한다. 많은 자폐 어린이들처럼 나도 시끄러운 소리를 견딜 수 없었다. 

검사나 관찰이 정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자폐아를 포함한 모든 아동들은 정지되어 있지 않다. 

자폐 아동에게 몸의 근육 조직에 대해 가르치거나 운동 근육 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운동 감각을 사용하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나는 촉각적으로는 매우 예민했으나 운동 감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모든 기초 학습의 원리는 촉각에서 나왔다. 자폐아 뿐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촉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물건, 즉 모직천, 사포, 찰흙, 비단 헝겊 등을 사용할 수 있따. 자폐인을 위해서는 음악을 들려주거나 리듬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 말을 못하는 비언어적 자폐인도 때로는 말로 할 수 없는 단어를 노래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다 사적인 장소, 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자폐아도 숨거나 자신의 내적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그들만의 비밀 장소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 숨을 곳이 있었으며, 그 곳에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거나 재충전할 수 있었다. 

애완 동물을 자폐 아동에게 처음 소개할 때 주의해야 한다. 애완 동물을 잘못 다룰 수도 있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털이 있는 장난감 동물 인형을 주어서 다독거리거나 쓰다듬는 법을 배우게 한다. 아이가 장난감 동물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게 되면 진짜 애완동물을 소개한다. 애완 동물을 부드럽게 껴안거나 만지게 한다. 

자발적인 반응을 주의깊게 관찰하라. 내가 다른 아이들에게 책을 던졌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행동했던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자폐인들은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즉, 생각없이 반응하는 것이다.   

먹는 음식을 잘 관찰하라.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 섭취를 골고루 해야 한다. 특히 미네랄 섭취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앨런코트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많은 자폐 아동들은 아연 결핍과 구리의 과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연은 내이의 발달과 전정 반응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비타민 치료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비타민 B6와 마그네슘이 많은 자폐 아동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많은 자폐인은 음식 알레르기가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우유, 밀가루, 옥수수, 토마토, 초콜릿, 설탕, 버섯 등)을 제거하면 행동이 많이 좋아질 수 있다. 

약을 과잉 복용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약이 잘 맞으면 실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맞는 약을 찾은 후에는 아주 적은 용량부터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안정되고 질서 있고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자폐아는 하루동안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하루 일과를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한다. 

자폐 아동은 무엇을 듣는가? 때로 나는 듣고 이해를 한다, 그러나 어느 때는 남의 말 소리가 달려오는 화물차 소리처럼 참을 수 없는 소음으로 들릴 때가 있다. 자폐 아동에게 말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되도록 짧은 문장과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또 직접 바라보고 말해야 한다. 자폐 아동들은 상대방 몸 전체의 움직임을 보면서 배우기 때문이다. 단지 단어만 듣고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경우 턱을 부드럽게 손으로 받치면서 눈을 맞추고 말한다. 이것은 자폐아에게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들의 눈은 말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 같다. 활기차게 말하는 것이 좋다. 당신의 아이가 당신이 지은 미소를 보면서 기쁨을 읽고, 축 처진 눈을 보면서 슬픔을 읽도록 한다. 얼굴 표정은 자폐 아동에게 상대방의 눈, 얼굴, 그리고 몸 전체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단조로운 어조로 말하지 말고, 중요한 단어는 강조한다. 

고착증에 대해서는 그것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도가 있는 고착증은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기능 자폐 성인은 독립적으로 살 수 있으며, 직업도 가질 수 있다. 숫자에 집착했던 남자아이가 성인이 되어 국가 예산의 효율성에 대한 보고서를 훌륭하게 작성해내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를 찾아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장애 아동을 위한 협회에 참여한다. 새로운 지도 방법, 치료 연구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다. 다른 자폐 아동 부모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나는 가족과 다른 사람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긴 여정을 걸어왔다. 나의 시각적 사고력을 통해서 또 다른 자폐인들이 그들의 상징적 눈을 통해 성공적인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본다'. 


몰랐을 땐 겁도 나고 불안했지만, 이렇게 미리 길을 걸어가 이 길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는 좋은 선배들이 있어서, 두렵지 않다. 우리도 차근차근 이 길을 잘 헤쳐나가서 뒤따라 오는 후배들에게 한 줌의 빛을 비추어 주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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