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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뉴로트라이브 (NeuroTribes) - 스티브 실버만 저, 강병철 옮김

by 달콤말 201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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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는 데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다 - 래리 월 (Larry Wall, 1987년 펄(Perl) 프로그래밍언어와 인터프리터 개발) 

래리 월과 그 동료들(프로그래머)과의 만남에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티브 실버만(저자)은 그들을 하나의 부족(tribe)으로 바라보았다. 이 책은 그 부족의 역사책이다. 

"자폐인 중 많은 수가 정량화된 데이터, 고도로 조직화된 시스템, 복잡한 기계에 호기심을 갖고 매료된다. 한스 아스퍼거는 이 '환자'(당시에는..., 지금도?)들의 상상력이야말로 과학계에서 기대해 마지 않는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첫 번째 임상의사였을 것이다. 그는 어린 교수님들의 관심사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했던 말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가 우주선을 설계하려는 사람은 자폐 성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농담 삼아 했던 말은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p.289)

그건 진단의 문제예요. - 로나 윙 (Lorna Wing, 1962년 아스퍼거의 업적을 재조명한 영국의 아동정신과의사, 자폐 스펙트럼(spectrum)의 개념을 도입)

20세기 이전: 
강박적인 집착,
유치하고, 불편하며, 멍청하다는 이유로 오래도록 따돌림과 학대를 당하다가,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집안에만 머뭄. 

20세기 초중반 이후:
무선통신의 출현과 발달, 분산된 부족민들끼리의 긴밀한 연결 시작. 

올리버 색스 (Oliver Wolf Sacks, 1933~2015, 신경의학자, 의사, 작가)
"자폐증이 의학적 질병으로 여겨지고, 하나의 증후군이라는 병적 상태로 규정되어 있지만, 동시에 전체적인 존재 양식, 즉 아주 깊은 차원에서 전혀 다른 존재 양식이나 정체성으로 인식할 (동시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폐인과 부모들은 종종 자폐증이라는 사실에 화를 낸다. 어쩌면 그들은 왜 자연이 또는 신이 자폐증이나 조울증, 조현병 같은 끔찍한 질병을 창조했는지 의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병들의 원인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한다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지도 모른다. 이런 질병의 특징들 중 일부를 지닌 사람들은 훨씬 창조적이거나, 심지어 천재일 가능성이 있다. 과학에서 이런 유전자를 없애버리면 아마도 세상에는 회계사들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 템플 그랜딘 (Temple Grandin, 미국의 동물학자, 1947년생, 2세에 자폐로 진단됨, 신경다양성과 자폐권리운동 지지)

어쩌면, 우리 아이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 건 정말 최고의 행운인지도 모른다. 자랑스러운 부족민들이 정말 많으니까.

이 책을 옮긴 강병철 (번역가)님의 책간담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사진의 날짜를 보니 2018년 10월 26일 이다.)
그 때 강병철 님이 들려준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옮겨 적어본다. 

* 자폐아의 부모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나?
'자폐증의 껍질' 속에 구조되기를 기다리는 정상적인 아이가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자폐란 존재의 모든 측면(감각, 지각, 사고, 감정, 만남, 경험...)을 다르게 채색하는 존재방식이다. 

+ 자폐는 제거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인류의 소중한 유전적 유산. 
+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여 심각한 장애로 이어지는 측면들을 개선하자. 
+ 완치가 가능하다면 바람직할까. 
+ 과학적 태도가 중요하다.
+ 스스로 차별하지 말자. 
+ 부드럽지만 강인하게 주장하고 연대하자.

신경다양성 (NeuroDiversity)
일부 다양한 신경질환(자폐스펙트럼, 아스퍼거증후군, ADHD, ...)들을 정상의 범주에 포함시키며, 그들의 행동 또한 정상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운동이다. 이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쪽은 미국 IT기업계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인데 보조만 있으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혹은 기능적으로 특정한 부분에선 신경다양성에 속하는 사람들이 외려 신경전형인(Neurotypical)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SAP,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 구글 등 미국 상당수의 IT 기업은 신경다양성 인재를 활용하기 위한 각종 기업정책을 펴고 있다. (from https://namu.wiki/w/신경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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