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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 (Autistic Spectrum Disorder)

by 달콤말 2018.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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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自閉)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상태라 하여 이름 붙여진 발달장애. 

영어로는 Autism
1912년 스위스의 정신과의사 Paul Bleuler가 처음 학계에 보고하면서 만든 독일어 용어 Autimus에서 유래했다. "Self" 를 나타내는 auto 와 "action or state" 를 나타내는 접두어 -ismos 의 합성어로 "morbid self-absortion" 즉 "병적인 자기 몰두"란 뜻을 가진다. 

   개인적으로 autism을 자폐라고 번역한 게 맘에 안든다. '닫을 폐(閉)'는 외부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한다. 하지만, autism은 완전히 단절된 게 아니다. 그 아이들은 상호작용의 방법을 잘 모르고 자신들의 민감한 감각을 처리하느라 겨를이 없어서 그렇지, 외부 세계를 부정하거나 숨지 않는다. 용어가 가져다 준 오해가 너무 큰 것 같다. 그 용어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외부세계와의 접촉 자체를 거부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세계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여기게 된 것 같다. 너무 큰 오해인 거다. autism을 가진 아이들은 입출력 회로에 이상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간절히 다른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閉)'자가 가져온 '폐단'이 너무 크다. 게다가 '자폐'라는 단어는 음운적으로도 어감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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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 받음으로서 사회적 지능이 발달하고, 그래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 버린 게 바로 자폐(autism)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DSM-5 에서는 자폐를 스펙트럼으로 규정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자폐는 한가지 모습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사람이 다 다르듯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모두 제각각이다. 

Autistic Spectrum Disorder를 번역하면 자폐 장애 가 되겠다. 

자폐성 장애는 사회적 상호관계의 장애,
언어 및 의사소통의 장애,
행동 장애, ... 등을 수반할 수 있다. 

  Spectrum 이란 표현은 그 얼마나 적절하면서도 고상한 표현인가. 이 아이들은 마치 투명한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빨주노초파남보 일곱빛깔무지개 색 등으로 갈라지는 것처럼, 각자 그야말로 special하고 unique한 특성들을 보여준다. 완전히 똑같은 아이는 거의 없기에 치료방법 또한 모두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교육은 특별해야 하며, 그 이름도 특별한 Special Education 이다. 

 여기서, '장애(障礙)'라는 단어도 짚고 넘어가야 겠다. 
한자어 장애(障礙)는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함' 이란 뜻을 가졌다. 
반면 영어의 disorder는 순서가 뒤죽박죽이 된, 즉 특정패턴이 없이 엉망인 상태를 의미한다. 장애로 번역하는 또 다른 영어 단어인 impairment는 '손상'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disability는 해당 신체 부위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 defect는 해당 부위에 '결함'이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확연히 다르다. '장애'를 사람에게 붙이면, 그 사람에게 있어서 장애가 있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청각, 시각 등은 그 사람이 평범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며, 그 사람 또한 이 사회의 장애물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disorder나 impairment는 단지 특정 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손상을 입었다는 느낌을 가진다.  '장애'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장애인식개선에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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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ucation vs. 특수교육


  어떤 용어가 가지는 어감은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데 정말 중요하다. 'Special' 이란 단어는 매우 좋은 어감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기업의 제품을 위한 마케팅에 자주 사용된다. '갤럭시S', '스페셜 패키지' 등... 서울도 '서울특별시'(Seoul special city)라서 더욱 좋아보이지 않나?

Special Education은 어떠한가? 마치 강남 대치동에서 과목당 몇 백만원을 주고 받는 교육이 떠오르시나? 영한사전에서 검색하면 '특수교육' 단 네 글자가 나온다. '특수교육'을 검색하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발달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특한 교육적 요구를 지닌 아동에게 그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적절한 교육."

음... 그럼 캠브리지 딕셔너리에서 Special Education을 검색해보자. 

education for children with physical or mental problems who need to be taught in a different way from other children 

직역하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방법으로 가르쳐 줄 필요가 있는,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다.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르다. 나만 그런가? 우리나라 사전엔 불필요한 '장애', '독특한 교육적 요구' 등의 사족이 붙는다. 그럼으로서 "아~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구나"란 인식을 심어준다. 분명 잘못된 정의다. 

Special은 '특별한' 또는 '특수한'으로 번역된다. '특별(特別)'과 '특수(特殊)'는 어감에서 미묘한 차이가 난다. '특별'이 '별' 때문인지 좀 더 통통튀고 반짝반짝한 느낌이며, '특수'는 뭔가 사무적이고 딱딱한 느낌이다. '특별'은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는 뜻이고, '특수'는 '특별하게 다르다'는 뜻이다. 특수가 좀 더 한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처음부터 왜 그렇게 사용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특별 교육'은 정규교육 외의 과외활동을 뜻하게 되었고, '특수 교육'은 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뜻하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특수 교육'은 '특별 교육' 보다 뭔가 우울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또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의 특수는 원래의 뜻('빼어날 수(殊)')대로 '매우 뛰어남'을 뜻한다. 영어로는 Special-Purposed High School라고 쓰더라...  

결론을 말하면, 나는 Special Education을 차라리 그냥 '스페셜 교육'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장애인이든 아니든, 필요한 사람들이 마음 편히 뿌듯하게 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물론 나 혼자만의 '느낌'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 있었던 '특수반 (special class)'이 지금은 '도움반', '희망반' 등으로 바뀐 걸 보면, '특수'에 대한 반감을 가졌던 이들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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