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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기/아이 돌보기

초등 저학년 ADHD 약 복용 후기 #3 (12개월차)

by 달콤말 2019.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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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지, 벌써 1년. 
2학년 겨울 방학, 1달 동안 베트남 다낭, 후에, 호이안에서 살았다.
약을 좀 덜 먹이고 미세먼지도 피하고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서.
결과는 대성공! 
다가오는 3학년 겨울 방학에도 한달 동안 말레이시아나 태국에서 보내려고 한다. 

겨울 방학 전에 새로운 약 조합으로 처방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검사 결과, 우리 아이는 경증과 중증 사이의 자폐스펙트럼에 속하고, 흔히 아스퍼거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아이라고 확진. ADHD 약을 처방해 주시던 동네 정신의학과의원의 의사는 '자폐로 보이진 않는다'라고 했지만, 자폐가 맞다. 그래서 대학병원 의사가 이 경우 메타데이트 용량을 계속 늘이기보다, '아토목세틴 염산염'을 함께 복용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보내왔고, 그 의견을 받아들여서 아토목세틴과 메타데이트를 함께 복용해 보기로 했다. 

아토목세틴 5mg 짜리와  메타데이트 10mg 짜리와 콘서타 18mg, 27mg 등을 용량을 달리해보며, 방학 동안 관찰 실험에 들어갔다. 3학년이 되기 전에, 어서 빨리 최적의 조합과 용량을 찾아야 했다. 초등 생활의 첫 분기점이 되는 3학년. 아이들이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3학년. 학교폭력위원회가 슬슬 열리기 시작한다는 3학년이기 때문이다. 

약 복용량과 복용시간, 그리고 그날의 아이 상태 등을 매일 체크하고 스마트폰에 메모했다. 
그 결과, 3월 초, 아토목세틴 25mg (취침전 복용) + 메타데이트 25mg (아침에 복용)가장 적정한 용량을 의사와 함께 찾아냈다. 아토목세틴은 24시간 동안 쭉 은근하게 충동성을 잡아주고 감정 컨트롤을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메타데이트는 약 8시간 동안 집중력을 높여준다.

아토목세틴은 단독으로는 먹으나 마나한 것 같지만, 메타데이트와 함께 복용할 때, 그 효과가 배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몇 달 전 45mg까지 복용량이 올라갔던 메타데이트 용량을 25mg으로 확 줄여도 공부와 생활을 위한 집중력 유지에 충분했다. 게다가 메타데이트의 복용량이 줄어드니, 식욕부진이 덜하고, 아이의 표정이 얼음장처럼 굳어버리는 부작용이 사라져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 또 메타데이트 약효가 사라지는 저녁시간에도 예전보다 훨씬 덜 힘들다. 약 1년 간의 관찰과 시행착오 끝에, 최적화된 약 조합을 찾은 듯하다. 

그래서 아이의 3학년 새학기 출발이 순조롭다. 좋은 담임선생님과 좋은 반 친구들까지 만나 정말 축복받은 3학년을 보내고 있다. 3월에 한 번, 4월 초에 한 번 아침에 메타데이트 복용을 깜빡한 적이 있었다. 메타데이트는 1교시가 시작할 쯤 효과가 나타나라고, 8시 30분 경에 복용하게 하는데, 바쁜 아침 시간에 쫓기다가 깜빡할 때도 있다. 점심식사는 입맛이 없어 부실하게 먹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제대로 먹게 하는데, 그러다보면 약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3월에는 아이가 학교 간 뒤 내가 약을 안 먹인 걸 알아차리고 아이의 반까지 쫓아가서 교실문 바로 앞에서 약을 먹이고 돌아왔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가끔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후에는 미리 책가방 한 구석에 약을 넣어 둘테니, 혹시 약을 안 먹고 간 날, 선생님께서 먹여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마침 4월 초에 또 아이가 약을 먹지 않고 가버려서 선생님께 문자를 드렸더니, 선생님께서도 '안그래도 아침에 모둠 친구들을 대하는게 평소와 달랐다' 시며 약을 먹이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날도 아이는 무사히 잘 생활하고 돌아왔다. 

또 시간이 지나 아이가 자라면 복용량을 다시 조정해야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이가 더 자라면서 약을 먹을 때와 먹지 않을 때의 상태 차이가 미미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 하여튼 지금 현재 나와 아이는 ADHD 약(아토목세틴+메다데이트)의 도움을 받아 아주 잘 살고 있다는. 이 약을 개발한 분들께 매우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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