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지금은 신한라이프로 합병된 ING생명 보험을 가입했었다. 홈쇼핑을 보고. 80세까지 매달 4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계속 내는 거였다. 보험료 탈 일이 거의 없다가, 아이를 낳고 수유를 하는 중에 직장생활로 제 때 수유를 못해서 유방괴사가 왔다. 외과 수술을 했는데,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보험료가 너무 적게 나왔다. 이게 뭐지? 수술까지 했는데... 란 생각이 들었고, 4만원이지만 80세까지 돈을 내야 한다는 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결국 해지했다.
몇 년 동안 보험 없이 지내다가, 몇 년 뒤 그래도 보험이 필요할 것 같아서 우체국에서 실손보험과 건강클리닉보험을 들었다. 건강보험은 보험료가 (가입당시 2만5천원, 중간에 5천원 올라서 지금은 3만원) 저렴했지만 10년만기 갱신형이었다. 하지만 우체국 건강보험은 좋은게, 만기가 되면 생존 축하금 100만원과 함께 적립금을 돌려준다. 첫째 아이의 꿈나무보장 어린이 보험, 한달에 1만원짜리도 들었는데, 20년 만기에 마찬가지로 적립금을 돌려준다. 둘째 아이도 인터넷으로 우체국 어린이보험을 들었다. 둘째는 30년 만기로 했다. 둘째도 20년 만기로 할 걸... 우체국 실손보험은 처음엔 1만원대로 저렴했지만, 점점 오르더니 지금은 6만5천원 가량이다. 너무 많이 올랐다. 다른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할 것 같다.
제대로된(?) 건강보험을 들어야지.. 하는 건 늘 숙제처럼 생각해 왔기 때문에, 텔레마케팅으로나 앱으로 홍보하는 보험에 늘 솔깃하게 반응했었다. 실제로 TM으로 몇 번 가입도 했었지만, 막상 보험증권과 약을 받고 보면 내용이 참 부실해 보였다. 그래서 청약철회 하거나 조금 있다가 해지하길 여러번 했다. 7개월 전에도 그렇게 TM으로 가입했었던 암보험(신한라이프)이 있었는데, 월 5만 6천원 남짓 30년납 30년 뒤 갱신상품이었다. 이 상품도 들을 땐 좋아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30년동안 계속 납입해야 한다는 것과 30년 이후에 갱신해야 한다는 것이 맘에 걸렸다.
얼마전에도 스팸 홍보전화가 왔는데, 이번엔 직접 보험설계사로부터 보험상담을 받아보라고 했다. 그래서 또 솔깃해서 상담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보험설계사와 상담을 하니, 그동안 몰랐던 것, 궁금했던 것을 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설계사의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듣게 되니 보험에 대한 지식이 넓어졌다. 세상에 보험상품은 너무너무 많다. 상품 하나에도 수많은 특약과 조건들이 들어간다. 너무 복잡하다. 이미 그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도와준다면 훨씬 수월해진다. 이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이 믿을수 있는 사람일 경우에 말이다.
약속을 정하고 보험설계사와 우리집 근처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1시간 동안 빠르게 자신이 분석한 내가 현재 들어있는 보험에 대한 평가와 자신이 추천하는 설계안을 설명했다. 절대 갱신형보다 비갱신형이 좋다고 했다. 20년납 90세 만기를 추천했다. 그리고 아이들보험도 90세까지 보장되는 보험으로 갈아타길 권했다. 두 자녀이상 같은 보험사에 가입하면 약간의 할인 혜택(다자녀할인)도 있다고 했다. 나는 일단 듣고 설계안을 가져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돌아와 인터넷과 유투브에서 이래저래 검색해 보았는데, 설계사가 말한 것 외에 딱히 건질만한 정보는 없었다. 암진단금을 올리는게 암수술비를 넣는 것보단 낫다는 정도. 왜냐하면 암진단을 받아도 수술을 안할 수 있고, 수술비는 수술할 때마다 받는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대부분 나이 들어 암이 걸리는데, 나이 때문에라도 수술을 여러번 하지는 않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하더라도, 수술 후유증으로 자리에서 못 일어날 확률도 높다니까. 하지만 암진단금을 올리면 금액부담이 늘어난다. 진단금을 보완하기 위해 암수술비를 넣는 것 같다. 그런데, 수술하면 또 보험금 청구하고 그러느니, 진단금으로 더 받는게 나을 것 같다. 아픈데 보험금 타려고 애쓰기도 힘드니까.
며칠 뒤 다시 만나 계약을 하고, 또 생각해보니 다른 안이 좋을 것 같아 다시 청약철회를 하고 다른 곳에 가입하고를 두어번 했다. 그 때마다 카톡으로 받은 보험계약서류에 전자서명을 해야했는데, 그게 참 성가신 일이었지만, 예전에 비하면 또 간편해진 것이긴 하다. 청약철회도 팩스를 보내라는 둥 어쩌는 둥 하지 않고, 전화 상담원연결로 모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손해보험에 나와 아이 둘 모두 가입했다. 일반암 진단금은 5천만원, 갑상선, 제자리암, 유사암은 1천만원으로 했고, 뇌질환, 심장질환 각 1천만원에, 뇌질환 및 심장질환 수술비는 매회 1천만원, 질병수술비 및 상해수술비에 골절진단비까지 추가했다. 그 외에 몇 십원에서 몇 백원 들어가는 자잘한 특약들도 최소한으로 넣었다.
최종 보험료는 13만 5천원으로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많이 나왔지만, 이미 내 나이가 40대 중반인 점, 비갱신인 점, 90세까지 보장된다는 점, 내가 가진 다른 보험은 정리할 예정인 점을 고려해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90세가 넘어가면? 그 땐 병에 걸리더라도 악착같이 수술하려고 하진 않을 듯. ㅎㅎ 그 때 가봐야 알겠지만. 우선 한창 활동하는 지금부터 소소한 수술에도 짭잘한 보험금이 나오고, 80세 중후반까지 큰 병에 걸리더라도 큰 경제적인 타격을 받지 않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우체국 건강클리닉 보험에 대해서 설계사는 매우 나쁘게 평가했다. 객관적으로는 싸고 보장도 좋은 상품인데, 요즘 우체국이 보험금지급을 이런저런 핑계로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내년이 10년 만기, 갱신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지금으로서는 가격만 적절하다면 다시 갱신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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