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돌보기/마음 돌보기

뇌의 세 가지 체계 - 보상체계, 불안체계, 이성체계 -<마음의 병 23가지>

by 달콤말 2018. 7. 7.
반응형

출처: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 , 보르빈 반델로 | 김태희 옮김

마음의 병뇌의 화학작용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다. 

신경전달물질들은 마치 열쇠처럼, 수용체라고 불리는 자물쇠에 꼭 들어맞는다. 

신경전달물질: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감마아미노낙산(GABA),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엔도르핀(Endorpine)

신경전달물질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동차 부품들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신경전달물질 체계가 자극을 받으면 다른 신경전달물질도 질서 정연한 대열이 흐트러지면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으로 변하고 거꾸로 도파민이 노르아드레날린으로 변하기도 한다. 심리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이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이와 같은 뇌의 화학 작용 장애 탓일 수 있다. 때로는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단 한 가지 화학물질의 오작동이 엄청난 문제들을 야기한다. 때로는 뒤엉킨 신경 체계들의 더없이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병이 발생한다. 

인간의 행위는 뇌의 세 가지 체계에 의해 조종된다. '보상체계', 불안체계', 이성체계'

보상체계(Reward System): 중뇌의 복측피개부위(ventral tegmental area, VTA)에서 측좌핵(nucleus accumbens, 측위신경핵, 쾌락의 중추)으로 이어지는 뇌 안의 짧고 두툼한 신경 다발이다. 보상체계가 자극을 받을 때 우리는 만족감을 느낀다. 보상체계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통해 기능한다.

그런데, 내인성 아편 유사물질계(EOS)라는 또 다른 체계가 보상체계보다 앞서 활성화된다. 내인성 아편 유사물질계 안에서 엔도르핀으로 불리는 내인성 아편 유사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그 결과로 보상체계가 활성화된다. 엔도르핀은 단지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분비된다. 또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분비된다.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준비시키려는 것이다. 보상체계와 그보다 먼저 활성화된 내인성 아편 유사물질계는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면서 우리 생존을 보장한다. 이 체계는 이렇게 중요하지만, 아쉽게도 이 체계의 지능은 치매 걸린 닭 정도밖에 안 된다. 이 체계는 논리적으로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늘 한쪽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한 가지 목적만 가진다. 즉각적 욕구 충족이 그것이다. 이 체계는 지극히 단순하게 짜여 있지만, 우리의 이성 뇌를 쉽게 꺼버릴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체계는 쾌감뿐 아니라, 공격성도 조절한다. 생명체는 이따금 사나운 호랑이처럼 폭력을 사용해서 먹을 것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도 태곳적에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했고, 오늘날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보상체계가 최고의 행복감을 누리려면, 이따금 불운과 침울함도 필요하다. 희열이 장시간 지속되는 것은 도리어 견디기 힘든 일이 되고, 근심과 환희의 대조가 진정한 행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불안체계 : 보상체계와 내인성 아편 유사물질계라는 통일체에 맞서는 상대는 불안체계다. 우리 뇌에 보상체계만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마음대로 무슨 짓이든 하도록 방임한다면, 우리는 본능적 욕구에만 충실하게 행동하여 인간의 평화로운 사회생활은 균형을 잃고 위험에 빠질 것이다. 다행히 우리에겐 천부적인 브레이크, 불안체계가 있다. 

불안체계는 원초적 불안체계와 지능적 불안체계로 나뉜다. 원초적 불안체계는 단순한 행동 방식, 예를 들면 투쟁, 도주, 혹은 죽은 체하기 등이다. 이 판에 박힌 프로그램은 매우 효율적이어서 최악의 위험에서도 잘 작동한다. 원초적 불안체계가 작동하면 신체적 불쾌감을 느끼는데, 가령 심박수 증가, 발한, 떨림, 오줌소태 등의 증세가 그것이다. 불안체계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 (빨리 움직이는 큰 물체 따위에 대해 본능적으로 경종을 울림으로써)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능적 불안체계는 배려, 수치심, 정치적 올바름, 죄책감, 예의, 존경심 같은 좀 더 지적인 느낌들을 관리한다. 나아가 이 체계는 우리가 반사회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고한다. 이는 감정적 통제를 받는 보상체계의 맞은편에 있는 적수이다. 이 체계는 음식이 차려질 때까지 식사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성체계 : 뇌의 이성체계는 높은 차원의 사유 기능을 맡고 있다. 여기서는 불안체계와 보상체계의 다양한 요구를 두고 지적인 토론이 벌어지며, 이 논쟁은 우리의 의식 안으로 밀고 들어온다.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세 체계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체계들은 순조롭게 서로 돕는다. 우리는 타인을 배려하며 도덕적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각자 자기 방식대로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간다. 이 때 우리는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무너지기 쉬운 사상누각과 같다. 이성체계는 보상체계와 불안체계를 통제한다고 자부하지만, 실은 두 마리 코끼리 등 위에 연결된 흔들거리는 대나무 안장에 앉아서 이 두 코끼리를 다루는 조련사와 같은 처지다. 물론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 중 한마리에게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미친 듯 날뛰거나, 한 마기가 생쥐를 보고 깜짝 놀라 뛰쳐 나가려 한다면 이 시스템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궁지에 몰리면 동물적 부분이 강해진다. 이를 테면 긴급 상황에서 보상체계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얻으려 한다. 그러면 사람은 야수가 될 수 있다. 불안체계도 윤리와 이성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불안체계는 생존투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맞서 이기도록 하는데, 설혹 그들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불안체계는 멈추지 않는다. 또 어떤 경우 우리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어서, 위태로운 순간에 그릇된 결정을 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특정 심리질환에 의한 범죄(성폭력, 마약중독, 자해, 폭행 등)도 이 두가지 원초적 체계 중 하나가 이성을 제멋대로 지배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또 수많은 마음의 고통은 불안체계의 과민성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치과공포증, 공황발작, 극심한 수줍은 따위가 그렇다. 물론 건강한 사람도 불안체계가 이성을 압도할 수 있다. 누구도 자기의 세 가지 체계가 늘 빈틈없이 협조한다고 자신만만해할 수는 없다. 

인간의 사유와 행위는 모두 최종적으로는 신경세포들의 전기 방전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나라는 존재가 1천억개의 수다 떠는 뉴런들의 환영일 뿐임을 알게 된 지금도 이전처럼 나 자신을 존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어느 독자가 <타임>지에 보낸 편지에서  



반응형

댓글